
손목에 남은 흔적은 같은 자리에 여러 번 생기는 일이 많아, 선이 겹쳐진 형태로 굳는 경우가 흔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색이 변하고 조직이 단단해져 치료가 까다로워집니다. 게다가 손목은 가리기 어려운 자리라, 반팔을 입거나 손을 내밀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는 이야기를 진료실에서 자주 듣습니다.

치료를 결심한 것 자체가 이미 한 걸음입니다
흔적을 지우는 일은 겉모습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시간에서 벗어나 다음으로 넘어가려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이제는 지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면, 그 마음 자체가 변화의 시작입니다.
치료를 미루는 이유로 가장 자주 나오는 것이 남의 시선과 병원에서의 반응입니다. 주저흔도 다른 흉터와 똑같이 피부과에서 다루는 흉터입니다. 혼자 감추기보다 계획을 세워 보시길 권합니다.

수술보다 레이저를 먼저 보는 이유
치료는 크게 수술과 레이저로 나뉩니다. 수술적 방법은 레이저가 없던 시절의 선택지였습니다.
손목은 움직임이 많고 피부가 얇아, 절개하고 봉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흉터가 생기거나 오히려 더 눈에 띄는 결과로 이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선이 여러 개 겹친 경우에는 피부 이식까지 가게 되는데, 그러면 이식한 자리의 흔적이 더 도드라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지금은 레이저 쪽이 먼저 검토됩니다.

핀홀법 — 새 흉터를 만들지 않는 방식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이 핀홀법입니다. 재생 레이저로 흉터 표면에 깊고 촘촘한 미세 구멍을 냅니다.
오래 엉켜 뭉쳐 있던 콜라겐 섬유가 이 자극으로 풀리고, 그 자리에서 재생 반응이 다시 올라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흉터 조직이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길게 이어진 선도 짧아지면서 옅어집니다. 일상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정도까지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절개도 봉합도 하지 않으므로 새 자국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 핀홀법의 가장 큰 이점입니다. 길게 이어진 선형 흉터도 라인을 따라가며 정밀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오래된 흉터일수록 계획이 중요합니다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은 흉터가 자리 잡고 한참 지난 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미 굳은 상태에서는 울트라펄스알파 같은 재생 레이저를 핀홀법으로 운용합니다.
같은 자리에 반복해 생긴 상처라 깊이와 길이가 제각각이어서, 흉터 중에서도 손이 많이 가는 편에 속합니다. 레이저가 진피까지 재생을 끌어올리며 단계적으로 정돈해 나갑니다.
간격은 보통 4~6주 이상을 두고 여러 차례 반복합니다. 커버업 문신으로 가려 둔 경우에는 색소를 빼는 과정이 함께 붙어 전체 기간이 더 길어집니다.
붉은 기가 남은 초기에 시작하는 쪽이 가장 빠르지만, 어느 경우든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도중에 놓지 않도록 처음부터 길게 보고 계획을 세우는 편이 낫습니다.

피부 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흉터를 지우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기면 치료하던 자리에 흔적이 겹치면서 그동안의 경과가 되돌아갑니다.
그래서 피부과 치료와 함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병행하시길 권합니다. 몸과 마음의 회복은 함께 갈 때 더 오래갑니다.

정리하며
손목에 남은 흔적은 숨겨야 할 것이 아닙니다. 핀홀법으로 새 흉터를 더하지 않으면서 단계적으로 옅게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색과 깊이, 지난 시간에 따라 방법이 달라지므로 지금 상태에 맞는 계획을 상담으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글쓴이 · 이상주 대표원장 / 피부과 전문의 연세스타피부과 신촌본점 대표원장으로 흉터 치료를 오래 진료해 왔습니다. 2026년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 연세의대 피부과학교실 외래교수를 맡고 있으며, 상세 이력은 의료진 프로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최종 검토 2026년 9월 1일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안내를 목적으로 하며, 흉터의 깊이·경과 기간과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치료 횟수와 결과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