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알려진 의학 상식, 피부과 전문의가 바로잡아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피부과 전문의 정지인입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의외로 잘못 알고 계시는 의학 상식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입 주변 여드름, 자궁 때문일까요?
입 주변 여드름은 주로 이마 여드름보다 높은 연령대인 20대에서 40대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생리 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혹시 자궁에 열이 있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곤 합니다. 하지만 자궁은 호르몬을 직접적으로 생성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자궁보다는 난소 주기에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면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입 주변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여드름이 심하고, 팔이나 가슴에도 여드름이 나며 잔털이 많아지는 경우에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Polycystic Ovary Syndrome)**과 같은 비교적 흔한 부인과 질환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귀 피어싱이 눈을 멀게 할 수 있을까요?
귓불 피어싱으로 인해 눈이 멀지는 않습니다. 시신경은 귓불을 지나지 않으며, 총을 쏘는 것처럼 직접적으로 눈을 관통하는 일도 흔치 않기 때문에 안구 자체나 시신경이 귀 뚫는 것 때문에 다치기는 어렵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시각 자극이 들어와 시신경 다발이 주행하는 경로 중 어딘가를 실수로 귀를 뚫으면서 파괴한다면 가능할 수 있겠으나,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머리 염색약에 옻이 들어있을까?
머리 염색약에는 옻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옻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알레르기 하면 먼저 옻나무 알레르기를 떠올리시기 때문입니다. 옻나무 알레르기의 발생 빈도도 매우 높죠.
염색약 알레르기는 옻나무 알레르기와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진물이나 붉은 반점 등 접촉 피부염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원인을 찾아보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 세상에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은 옻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옻보다는 빈도가 낮지만, 염색약 또한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편입니다. 염색약 성분 중 알레르기를 많이 일으키는 것은 주로 **PPD (파라페닐렌디아민)**라는 성분입니다. PPD 또는 PDA라고 표기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암모니아에 의한 자극성 접촉 피부염도 흔하게 발생합니다.
둘 다 옻나무 알레르기와는 전혀 다른 성분입니다.
낮은 혈압은 무조건 위험한가요?
혈압이 낮다고 해서 100% 위험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특수한 질병으로 인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립성 저혈압: 쪼그리고 앉아있거나 누워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떨어지는 현상. 어지럼증이나 낙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 심인성 쇼크, 패혈성 쇼크 등
하지만 단순히 혈압이 낮은 분들이 모두 질병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장수하시는 분들 중 혈압이 낮은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이 심한 경우에는 안전한 손잡이 등을 짚고 일어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내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력 없는 유전 질환, 왜 생길까요?
유전 질환은 가족력이 없는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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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
- 부모님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건강한 보인자입니다.
- 열성 유전자는 열등한 유전자가 아니라, 부족한 기능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우성 유전자와 함께 있을 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유전자입니다.
- 엄마와 아빠에게서 각각 건강하지 못한 열성 유전자를 하나씩 물려받아 아이가 태어날 때 발병합니다.
- 건강한 보인자끼리 만나면 자녀의 4분의 1에서 유전자를 가지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사산되거나 출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근친결혼이 흔한 아랍계 국가에서는 다양한 유전 질환이 상대적으로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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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염색체 이상 (성염색체 유전 질환):
- 남성은 쉽게 발병하지만, 여성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 여성은 여분의 X 염색체가 하나 더 있기 때문입니다.
- 혈우병이나 색맹과 같은 질환의 보인자인 여성은 아무런 증상 없이 해당 질병을 가진 아들을 낳을 수 있습니다.
- 아버지가 정상이라도 어머니만 보인자라면 아들의 절반은 발병하게 됩니다.
- 색맹인 아버지와 색맹 보인자인 어머니가 만나면 딸의 절반은 색맹이 되고, 나머지는 보인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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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에 의한 발생:
- 신경섬유종증과 같이 신경계와 피부에 질병을 일으키는 질환이 있습니다.
- 약 3,5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병입니다.
- 이 병 환자의 약 3분의 1 정도는 이전 세대에는 존재하지 않던 유전 이상으로 인해 발병하며, 본인이 질병의 시조가 되는 경우입니다.
- 부모님에게서 있었다면 증상이 안 나타날 수 없는 우성 질환입니다.
- 일단 발병한 후에는 상염색체 우성 질환이므로 약 2분의 1 정도의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있습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시는 의학 상식에 대해 말씀드려 보았습니다. 혹시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콘텐츠 제작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