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기름이 튀거나 시술 중 사고로 화상을 입었다는 이야기는 기사에서 드물지 않게 보게 됩니다. 남 일로 넘기기 어려운 이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화상을 입고 나서 가장 먼저 궁금해지는 것은 흉터가 남을지 여부인데, 그 답은 상처의 넓이가 아니라 손상이 어디까지 내려갔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흉터를 가르는 것은 손상 깊이입니다
피부는 표피, 진피, 그 아래 피하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열이 진피 깊은 곳까지 닿은 단계, 즉 심재성 2도화상부터는 아물고 난 뒤에도 흔적이 남을 수 있습니다.
붉게 부었다가 가라앉는 표재성 화상과 다른 점은, 심재성 2도부터는 피부가 스스로를 다시 만들어 내는 기반 조직이 손상된다는 데 있습니다. 회복 과정에서 콜라겐이 제 방향으로 정렬되지 못하고 뭉치면서 그 결과가 흉터로 굳습니다.


통증이 없다고 가벼운 화상은 아닙니다
심재성 2도 이상에서는 수포와 진물, 부기가 함께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집이 벗겨진 자리는 맑은 핑크빛으로 보이기도 하고, 손상 정도에 따라 통증이 상당한 편입니다.
다만 신경까지 상한 경우에는 오히려 아픔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손상이 얕다고 판단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처가 아문 뒤에도 그 자리의 색이나 결, 두께가 주변 피부와 다르다면 흉터로 굳었을 가능성을 두고 봐야 합니다. 손이나 얼굴처럼 가릴 수 없는 자리라면 심리적인 부담도 함께 따라옵니다.


지금 어느 단계인지에 따라 치료가 갈립니다
화상 흉터는 한번 자리 잡으면 평생 간다는 인식이 오래 있었지만, 지금은 레이저로 상당한 수준까지 정돈이 됩니다. 다만 같은 심재성 2도라도 언제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방법과 기대치가 달라집니다.
아직 붉은 기가 남은 초기에는 피부의 재생 반응이 살아 있습니다. 이 시기에 맞는 치료를 얹으면 흉터가 두껍게 굳는 것을 줄이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이미 하얗게 솟았거나 단단해진 오래된 흉터는 섬유 조직이 뭉쳐 탄성을 잃은 상태라, 더 적극적인 자극이 필요합니다.
단계별로 쓰는 레이저가 다릅니다
붉은 기가 남은 초기
브이빔프리마 같은 혈관 레이저로 붉은 기부터 정돈합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비교적 빠르게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접근입니다.
단단하게 굳은 오래된 흉터
울트라펄스알파에 핀홀법을 더합니다. 핀홀법은 흉터에 미세한 구멍을 촘촘히 내어 재생 반응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피부 두께에 크게 좌우되지 않습니다. 오래되어 한 번 치료를 포기했던 흉터에서도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마다 설계가 달라집니다
화상 흉터는 병변의 모양과 피부 상태가 제각각이라 까다로운 축에 듭니다. 기기 선택과 에너지 강도, 치료 간격을 개인에 맞춰 짜야 하고, 하나의 레이저로 끝내기보다 여러 방식을 겹쳐 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치료 기간에는 레이저를 자주 받는 만큼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외부 자극에 약해집니다. 연고와 보습제,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는 홈케어가 치료 결과를 받쳐 줍니다.

정리하며
심재성 2도화상은 깊이 때문에 흉터로 이어질 수 있지만,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붉은 초기인지 굳어 버린 오래된 흉터인지에 따라 브이빔프리마, 울트라펄스알파, 핀홀법 중 맞는 것을 골라 쌓아 가면 단계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상태에 맞는 치료 계획을 상담으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글쓴이 · 이상주 대표원장 / 피부과 전문의 연세스타피부과 신촌본점 대표원장으로 화상 흉터를 포함한 흉터 치료를 오래 진료해 왔습니다. 2026년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 연세의대 피부과학교실 외래교수를 맡고 있으며, 상세 이력은 의료진 프로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최종 검토 2026년 9월 1일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안내를 목적으로 하며, 화상의 깊이·부위와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과 결과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